여행 스타일로 본 태국인 특징 그리고 태국시장 마케팅 시사점
지난달에 MBA에서 일본으로 연수를 다녀왔다. 이번 연수를 통해 일본의 경제와 비즈니스에 대해 많은 인사이트를 얻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값진 수확은 아마도 태국 국적 학우들과 아침부터 저녁까지 함께하면서 태국인들의 소비자 행동을 관찰할 수 있었던 점이다.
특히 여행의 개념이 한국인들과 아주 달라 충격이었는데 그 속에서 시사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태국인들의 여행 개념
첫째, 개별 자유 여행도 단체 여행(?)을 선호한다.
2019년 현재 여행의 트렌드는 패키지 단체 여행에서 개별 자유 여행으로 변화한다는 점이다. 이미 한국에서도 보편화되고 있고, 이는 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다만 태국인들은 여전히 개별 자유 여행 속에서도 단체 여행을 선호하는 모습이 관찰되었다.
한국인들이 개별로 여행을 갈 경우는 대체로 2~4명 정도로 움직인다. 그 이상의 규모일 경우 싸움이 나기 마련이다. 나는 여기 가고 싶고 저거 먹고 싶은데 같이 간 동행은 다른 것을 먹고 싶다고 한다. 서로 조금씩 양보하다가도 어느 순간이면 터지기 마련이다. 대학생 시절 배낭여행을 자주 다녔다. 당시 가이드북에서는 2~3명이 최적의 여행인원이라고 명시했던 것이 생생히 기억난다.
그런데 태국인들은 개별여행도 단체로 가는 것을 좋아한다. 6~9명 정도로 몰려다니는 것을 좋아한다. 그 이유는 아래에 있다.
둘째, 의사결정이 소수에 의해 이루어진다.
위에서 언급했듯 한국인들이 개별여행으로 해외에 가면 따로 떨어져 움직일 때가 있다. 서로의 니즈가 다르다 보니 그렇다. 그래서 본인의 가족도 가족여행을 가면 항상 같이 움직이지는 않는다. 심지어 부모님도 따로 움직이실 때가 많다.
그러나 이번에 발견한 신기한 점은 태국인들은 해외에서 의사결정에 있어 소수가 결정한다는 점이었다. 그룹의 장이 무언가를 제시하면 멤버들은 큰 반대 없이 의견에 따르는 모습이 특이했다. 관광지나 음식점 선정 등 하나가 뭘 먹자고 제시하면 대부분 이견이 없이 움직이는 모습이 흥미로웠다.
셋째, 뭐든지 함께 움직인다.
소수에 의해 의사결정이 이루어졌으면 그 의사결정을 멤버들 모두 따른다. 어디를 가도 따로 떨어지는 일 없이 서로 함께 움직인다. 참 신기했던 것은 식당에 자리가 부족하면 그룹을 가르지 않고 자리가 충분한 식당이 나올 때까지 계속 찾는 것이었다.
본인의 관점에서는 합리성이 없다고 느꼈다. 본인이었다면 멤버를 희망하는 메뉴별로 갈라 다른 식당으로 들어갔을 것이다.
넷째, 쇼핑을 많이 한다.
한국의 여행 트렌드를 자세히 살피면 극도의 가성비를 추구하는 행태가 눈에 띈다. 일본 총 40만 원 여행하기 등 가성비 추구형 여행패턴이라면 태국인들은 물건 싸게 사기 같은 여행패턴이 목격되었다. 실제로 일본을 8일 가는데 교통비 숙박비 등을 제외하고 현금만 거의 200만 원 이상을 들고 오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왜 여행패턴이 한국인이랑 다른 것인가?
이 모든 것이 사실 너무나도 충격적이라 해외생활을 오래 한 태국인들에게 연락을 돌렸다. 다들 깔깔 웃으며 위의 내용에 100% 동의를 했다. 그렇다면 왜 다른 것인가?
첫째, FIT(개별 자유 여행)의 경험이 짧다.
해외여행의 패턴은 여행자의 경험 수준에 따라 패키지여행-> 인접국가 자유여행(캐리어 들고 감)->장거리 자유여행(배낭)식으로 이동한다. 외국을 나가는 데는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여행의 행태는 국가의 경제규모와 연관이 있다.
한국에서 FIT가 급격히 형성된 시점으로 OTA(온라인여행사)가 급성장한 2015년도로 본다. 하지만 태국은 여전히 패키지여행과 인접국가 자유여행이 뒤섞여있다. 외국에 나가기에 국민소득 및 비자면제 등 여전히 제한사항이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태국 여행자 사이에서는 아직 패키지 단체여행의 습관이 남아있다. 그래서 아직까지는 혼자 모든 것을 계획해서 움직여본 경험이 적다 보니 개별여행에서도 익숙한 단체여행의 요소를 찾는다.
둘째, 화합을 중시하는 문화
위에서 의사결정은 소수에 의해 결정된다고 했다. 그 이유 중 하나로 태국인들은 화합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한국인은 대화를 하다가 이견이 있으면 의문을 제시하는 성향이 있다. 서양인도 이는 마찬가지다.(다만 한국인은 서양인에 비해 논리보다 감정이 앞서는 점이 많다.) 그러나 태국인들은 자신의 반론으로 인해 상대와 반목하게 되는 것을 매우 꺼린다. 특히 상대의 감정을 중시한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 태국의 문화적 특징을 들 수 있다.
태국 문화의 특징 중 하나로 사회문화를 관통하는 불교적 가치를 꼽는다. 일상생활에 자주 쓰이는 단어 중에 불교 단어가 많다. 예를 들어 보시하다, 번뇌를 끊다, 불공드리다 외에 고급 어휘는 고대 인도 언어인 산스크리트 계열 단어가 많다. 특히 불교에서는 화합을 중시하며 이를 위해서는 반대도 하지 말 것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태국 사회에 있어 농업문화가 크게 작용한다. 서양은 상업에 근간한 개인주의 문화를 표방하고 동양은 농업에 근간한 집단주의 문화를 표방한다. 세계 쌀 생산 1위에 달하는 태국 역시 농업문화에 근간을 두고 있다. 농업문화의 특징은 지역 간 움직임 없이 한 지역에서 거주하며 이웃들과 서로 협력하는 시스템이다. 거주지의 이동이 드문 농업문화에서는 이웃은 평생 함께하는 존재이므로 서로 배려할 수밖에 없다. 오늘만 보면 끝인 사람과 앞으로도 계속 봐야 하는 사람이 있을 때 본인의 태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생각해보면 금방 이해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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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교육과정도 전형적인 아시아 스타일로 일방향 주입식 교육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 교육과정과 마찬가지로 교사의 일방향적 소통이다 보니 쌍방향적 소통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면이 있다.
위의 이유 때문에 9명씩 움직여도 다툼이 없다. 한국인 입장에서 그저 신기할 뿐이다.
셋째, 여행의 목적은 너와 함께 하는 것
한국인들의 여행의 니즈는 아마도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것을 체험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지 문화와 음식을 체험하면서 한국에서 보지 못했던 새로운 점을 발견하는 점이 한국인들의 여행의 니즈라고 한다면 태국 여행객들의 니즈는 해외까지 “너와 함께 한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어디에 있든 모든 것을 같이 간 일행과 함께 공유하면서 그 순간 행복을 느낀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새로운 문화체험보다 어딜 가든 함께하는 것이 더 가치가 클 수 있다.
넷째, 쇼핑은 여행의 별미
태국에서 외제 공산품을 사려면 한국보다 싼 게 드물다. 본인이 즐겨 입는 Polo Ralphlauren도 국내 가격 대비 약 1.5배 정도 나온다. 문제는 방콕 물가가 서울 대비 약 60% 정도 한다는 점이다. 가격이 절대적으로 한국보다 비싼데 물가까지 반영하면 상대적으로도 비싼 셈이다. 심지어 태국 내 면세점도 한국 면세점보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 한국 면세품 가격이 태국 면세품 가격에 비해 60~70%인 경우가 많다. 이렇다 보니 태국인들에게은 해외여행은 곧 쇼핑을 할 수 있는 대박 찬스이다.
시사점
이번 연수를 통해 여행 시 태국 소비자들의 행동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그 인사이트란 다음과 같다.
첫째, 그룹용 단체 상품 개발
집단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많으므로 5-10인 대상 상품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예) 태국 개별 여행자를 대상으로 4+1 상품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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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의사결정도 대신해줄 수 있어야 한다.
본인이 스스로 의사 결정하는 것보다 권위자의 의사결정에 따르고자 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소비자의 고민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마케팅적으로는 유명인이 제품 구매를 설득하는 광고를 제작하는 방법도 있고, 구매시점에 판매자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적합한 상품과 제품 중 하나만 골라 추천해 줄 필요가 있다.
마지막, 향후 개별 자유 여행객 성장 예상
태국인들의 여행패턴이 패키지와 개별여행 사이의 지점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곧 소득수준과 여행경험이 향상될 수록 완전한 개별 자유 여행객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뜻이다. 지금의 여행 패턴도 조금씩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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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략한 작자 소개
2016년 이래로 사업개발을 경험하고 있으며 현재는 태국 1위 왕립 쭐라롱껀 MBA에 재학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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