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으로 외우자!-4개국어 구사자의 영단어 암기법

오늘은 지난번 '4개국어 구사자가 알려주는 한국인을 위한 외국어 학습 노하우 <전 언어 적용편>'에 이은 포스팅을 시작하겠습니다.

1. 영어단어 암기의 안 좋았던 추억들

이 글을 읽으시는 분 모두 학창시절 누구나 겪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바로 영어 단어 외우기~!!!!

빠르면 유아기부터 우리는 수능 외국어 영역 고득점을 위해 영어 단어라는 아주 짜증나고 머리에도 들어오지 않는 단순 두뇌 노동을 했었지요?

중학교 때 담임선생님이 영어를 가르쳐셨는데 매일 50개씩 외워서 시험보고 틀린 개수대로 숙제를 해오는 당시 중학생으로는 매우매우 머리가 아프는 단순 반복 노동(?)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나는 열심히 외웠다고 했는데 도대체 무엇 때문인지 시험 볼 때만 되면 백지장처럼 하얗게 되고 기억도 안나는지 모르겠어요ㅠ

머리가 맨날 하얘졌던 중딩은 성인이 되어 토플(TOFLE)을 공부하게 됩니다.

토플 단어 수준 대충 설명해보자면 토플>>>>>>>>토익 정도로 볼 수 있는데, 토플에서 출제되는 단어는 대체로 한국어로 해도 아주 가~끔 쓸까말까하는 단어가 대부분이거든요.

문제를 풀 때 토익과는 다르게 유추가 어려울 정도로 고차원적인 단어가 많아서 핵심 단어를 모르면 오답을 찍는 확률이 토익보다 최소 2배는 높았던 것 같아요.

이렇게 우리는 영단어를 외우다가 스트레스만 받고, 짜증이 나다가 급기야 ‘영어 졸라 시러요’라는 결론이 도출됩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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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도대체 무엇 때문에 머리 속에 입력되자마자 기름처럼 증발되는 것인가요???

제 생각에는 영어단어암기 방법 문제의 원인이 학습방법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 뇌는 정보를 머릿속에 입력하면, 해당 정보는 우리의 뇌에 저장됩니다.

그리고 정보가 필요한 순간이 오면 뇌 속에 저장된 정보를 인출하게 되는데 ‘단기기억-장기기억-인출’의 프로세스로 움직이게 된답니다.

예를 들어볼게요

. banana라는 단어가 인식이 되면 우리 머릿속에 banana라는 단어가 저장이 됩니다.

그리고 나중에 자발적 이유 또는 외부적 자극으로 인해 banana라는 단어가 언급이 되야되는 시점에 이르면 뇌 속에 위치한 저장공간으로부터 banana라는 단어를 끄집어 내게 됩니다.

기억이란?

처음에 새로운 정보가 유입되면 우리의 뇌는 찰나에 불과한 몇 분의 일초동안에만 해당 정보를 기억하게 됩니다. 예를 들자면 모두들 휴대폰 인증 번호 경험 다 있으시죠? 인증메세지가 도착하면 무려 6자리에 이르는 인증숫자를 1초만에 외워서 바로 입력할 수 있는데, 딱 30초만 지나도 1도 기억 안나서 다시 또 확인하는 신기한 경험 다 해보셨을 듯 합니다. 이를 감각기억이라고 하는데요, 아주 많은 감각 기억 중에서 본인과 관련이 높은 정보만 단기기억으로 이전됩니다.

단기기억은 대략 20초 정도로 저장이 됩니다. 그리고 단기기억을 지속적으로 반복하면서 머릿속에 새기는 작업을 하게되는데요, 이를 ‘리허설’이라고 합니다. 리허설된 정보는 장기기억으로 옮겨져서 저장됩니다. 장기기억은 놀랍게도 영구적으로 무제한으로 저장된다고 해요. 그리고 나중에 특정 정보가 필요한 상황이 오면 ‘장기기억’이란 저장소로부터 정보를 로딩하게 되는데, 안타깝게도 우리의 뇌는 정보가 너무 너무 많아서 특정 정보를 찾아서 인출하는데 어려움을 느낍니다. 마치 100TB 에서 1MB 파일을 찾아 해메는 것과 비슷하죠.

그렇다면 어떻게 기억의 프로세스를 이용해 영어 단어 외우기를 할 수 있을까요?

한마디로 요약해보자면 ‘효과적인 리허설을 통해 정보를 장기기억에 저장하고 정보가 필요한 인출시기에 즉시 인출이 가능하도록 뇌를 훈련시키면 됩니다.’

3. 영단어 암기 방법 공개

위에서 설명한 기억의 프로세스를 다시 정리하면 ‘잘 기억해서 제때 잘 꺼내쓰자’라고 할 수 있는데, 저만의 노하우를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1. 일단 A4 용지를 세로로 4등분하고 접도록 합니다. 각 구역을 1,2,3,4로 나눠볼게요.

2. 일단 1번 구역에 영어 단어를 씁니다.

3. 2번구역에는 뜻을 쓰는데, 뜻을 쓰는 순간에 머리속으로 단어를 그려보세요.

Banana면 바나나라는 단어 자체를 떠올리지말고, 노랗고 긴 바나나의 이미지를 그리고, eat을 쓰시면 무언가를 맛있게 먹는 이미지를 머리속에 그려보세요.

이것이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옮기기 위한 리허설의 과정으로 ‘정교화 리허설’이라고 합니다. 정교화 리허설을 통해 banana라는 새로운 정보와 기존에 장기기억에 존재했던 노란 바나나의 이미지가 연결이되기 때문에 우리의 뇌는 새로운 정보를 이미 있던 정보로 착각해서 받아들이게 됩니다.

4. 1번과 2번 구역에 필기를 끝냈으면 반드시! 머릿속에 이미지를 그려보고 발음을 힘차게 외쳐봅시다!

필기를 하는 과정에서 손으로 뇌에 자극을 1차로주고, 발음을 하면서 입으로 2차 자극을 선사하고, 마지막으로

이미지를 통해 자극을 주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리허설을 반복해 장기기억에 정보를 저장하게 됩니다.

5. 위의 방식으로 A4용지를 가득 채우세요.

6. 1구역만 보이게 용지를 접어주세요. 단어를 보면서 머릿속에서 의미를 꺼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세요. 단어에 연결되었던 이미지를 회상하는 작업이 가장 중요합니다. Banana를 보고 바나나를 꺼내는 것이 아니라 노란 과일의 이미지를 꺼내세요. 바나나 냄새도 상상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