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의 속성

본인이 잘나면 사람들이 벌떼처럼 몰려온다.

성격이 좋아서 후배가 따르는 줄 착각

대학생 시절 후배들한테 인기가 좋았다. 선배 노릇 일명 꼰대 짓 하는 것 자체를 본인이 싫어했다. 졸업하기 직전까지도 새파란 1학년들에게 후배님이라고 존칭을 했고, 과방이 지저분하면 4학년 2학기 선배지만 직접 청소를 했다. 나이가 밥 먹여 주냐며 선배라면 능력으로 대접받아야 된다고 늘 말하고 다녔다. 그래서 그런지 늘 후배들이 찾아와서 조언을 얻고자 했다. 그 당시 나는 본인이 성격이 좋아서 이런 대접을 받나 싶었다.

사람들이 벌떼처럼 몰려왔던 첫 직장

그리고 대학교 졸업과 함께 바로 취업에 성공했다. 취업난이라는데 대기업 100대1 경쟁률을 두 군데나 뚫고, 고심끝에 한 곳을 선택했다. 당시 20대 중반이었는데 신입사원 연수가 끝나고 뜻밖에도 나이에 맞지 않게도 구매팀에 배치되었다.

이번엔 구매담당자가 되니 자기소개서와 면접노하우를 구하는 후배는 더 늘어났고, 이제는 거래처 사람들까지 나를 찾아오는 것이 아닌가? 박람회에 가면 명찰을 보고 최소 삼촌뻘 되는 분들이 와서 명함을 주고, 선물을 보내겠다고 집 주소를 알려달라고 하는 데 정말 부담스러워 죽는 줄 알았다. 그러다 여러 가지 이유로 첫 직장을 나오게 되었다.

그것은 나만의 착각이었다.

첫 직장을 나오자마자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했던 신세계가 펼쳐지는 것이 아닌가? 선배님 선배님 하며 따라다녔던 후배가 술을 거하게 마시더니 본인 앞에 비아냥거리는데 정말 충격이었다. 평소 얘가 나에게 이런 생각을 품고 있었나 싶을 정도였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뒷담화를 하는 게 아닌가? 남들은 취업도 못 해 난리인데 골라 가놓고 퇴사하는 모습이 건방지기 짝이 없다는 말을 가끔씩 전해 들었는데 그제야 현실을 실감하게 되었다. 물론 비즈니스적으로 알게된 사람들과의 연결이 끊기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대학시절의 권력자

대학 시절 후배들이 본인을 따랐던 이유는 본인의 성격이 좋아서 그런 것이 아니라 콩고물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유달리 도전을 좋아하던 성격과 다 개국어 구사 능력, 폭넓은 대외활동 등 당시에는 대학생들 수준에서 보기 힘든 경험이 풍부하다 보니 고급 정보가 많았다.

그리고 이후에 경영학을 공부하면서 권력의 속성에 대해 배우게 되었는데 본인은 대학생 사이에서 통하는 권력을 들고 있었다. 5가지 권력 중 보상적 권력과 전문적 권력이 당시 내가 가진 권력이었고 이것 때문에 사람들이 모이게 된 것이었다. 당시 대학생 사이에는 취업과 성공적인 대학 생활을 하기 위한 정보력과 경험이 권력이었으니 꽃에 벌이 모이듯 사람들이 모여드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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